유럽은 오래전부터 SAP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지역입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제조, 금융, 제약, 에너지 분야에 SAP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S/4HANA 전환 프로젝트가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IT 기술자만 찾는 것이 아니라, 각 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글로벌 협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채용 공고와 현직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유럽 SAP 채용시장의 흐름과 전략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S/4HANA 전환 프로젝트 열풍
최근 유럽 SAP 채용시장을 보면 S/4HANA 전환이 거의 ‘메가 트렌드’처럼 느껴집니다. 독일은 SAP 본사가 있는 나라답게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르고, 프랑스·네덜란드·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기존 ECC 환경에서 S/4HANA로 이동하는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SAP가 ECC 지원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럽 제조업 특유의 ‘정밀한 데이터 관리’와 ‘규제 준수’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대규모 전환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채용 공고를 보면 HANA DB 구조 이해, Fiori UI 개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경험이 거의 필수 조건에 가깝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WS, Azure, GCP 같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SAP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면 시급이나 연봉 협상에서 확실히 유리합니다. 또 유럽은 GDPR 규제가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전환 프로젝트에서도 ‘데이터 보호’ 역량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단순 개발자보다는 프로젝트를 총괄할 수 있는 PM이나 솔루션 아키텍트, 그리고 산업별 맞춤형 경험을 가진 컨설턴트가 특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술뿐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까지 보여줄 수 있다면 계약 연장이나 높은 단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산업별 맞춤형 SAP 역량이 강세
유럽은 산업마다 SAP 모듈 수요가 확실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QM(품질 관리), PP(생산 계획) 모듈 전문가가 귀한 대우를 받고, 금융권에서는 FI(재무회계)와 TRM(재무 위험관리) 모듈을 잘 다루는 사람이 경쟁력이 높습니다. 제조·에너지 분야에서는 MM(자재관리), PM(설비유지보수), EWM(창고관리)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한 가지 모듈만 아는 것보다 FI+CO, MM+SD처럼 여러 모듈을 연계해 본 경험을 높게 평가합니다. 이렇게 되면 투입할 수 있는 프로젝트 범위가 넓어지고, 계약 단가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실제로 한 독일 자동차 부품 회사 프로젝트에서 MM과 EWM을 동시에 맡았던 컨설턴트는 “다른 인력이 못하는 부분을 해결해 준 덕분에 계약이 1년 더 연장됐다”고 말하더군요.
또한 산업별 규제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으면 현지 채용 담당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질문을 넘어 “이 산업에서는 어떤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면접에서 한층 눈에 띄게 됩니다.
3. 다국어 능력과 글로벌 협업 경험이 필수
유럽에서 SAP 전문가로 활동하려면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언어와 협업 능력입니다. 영어는 기본이고, 독일어·프랑스어·네덜란드어 중 하나라도 가능하면 기회가 확실히 넓어집니다. 특히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리드 역할을 맡게 되면 현지 언어 능력이 연봉 협상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또한 유럽 프로젝트는 대부분 다국적 팀으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PM이 회의를 주도하고, 독일 개발자가 시스템 커스터마이징을 담당하며, 인도 개발팀이 테스트를 맡는 식입니다. 그래서 Jira, Confluence, MS Teams 같은 협업 툴에 익숙해야 하고, 시차와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일정이 크게 지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용 형태를 보면 정규직보다 Contractor(계약직)가 더 많은 편입니다. 시급이 높아 하루 8시간만 일해도 국내 월급 이상을 벌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프로젝트 종료 후 다음 일을 바로 찾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관리와 자기 브랜딩이 필수입니다. LinkedIn 프로필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현지 에이전트나 업계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안정적인 커리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럽 SAP 채용시장은 한마디로 ‘기술 + 산업 이해도 +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이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합니다. 지금이 S/4HANA 전환이 한창인 시기이니, 관련 경험을 쌓고 자격증과 언어 능력을 함께 준비한다면 유럽에서 매력적인 커리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